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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팔월이십육일, 오후아홉시삼십분
    기록/일상 2012. 8. 26. 22:35



    그제는, 퇴근하고 SMU 행사에서 만난 벤처사업가 아저씨랑 사업얘기(!)좀 하다가

    푸드코트에서 국수를 후룩후룩 먹고 

    혼자서는 절대 절대 먹지 않을 색소덩어리 이 동네 디저트(이름이 찬돌인가 뭐 그렇다. 맛은 팥빙수와 유사)를 먹고

    나이트 페스티벌을 즐겼다


    조명쇼도 보고, 

    젓가락질이랑 공기놀이해서 과자도 타고, 

    (구경꾼들이 연습하다 왔냐고...님들아, 젓가락질 20년째 하는데 그 정도는 해야하지 않겠니)

    인도에서 오밤중에 버스 타고 가다가 휴게소에 들르면 귀가 찢어져라 들리던 쿵짝쿵짝 인도 노래에 맞춰 하는 공연도 보고

    뭐 그랬다.




    .어제는, 아침부터 오차드에 있는 짐에가서 이러다 죽는 것 아닐까 싶은 스피닝 클래스를 한 텀 듣고,

    중국어레벨테스트를 하고 오늘부터 클래스에 들어가라는 말에 반사!를 외치고는,

    (역시나 색소가 섞인)빵또아 같은 아이스크림 입에 물고 걷다가 별 것 없는 것 알면서도 세일 하는 매장마다 다 둘러보고,

    판촉행사하는 곳 마다 쫓아다니며 사탕도 받고 사과도 받고 시식도 하고,

    룰루 랄라 땡볕을 걷고 또 걸어서 리틀 인디아 도착!


    이번엔 론리에 나오지 않은, 인도인들만 잔뜩 있는 식당을 골라 들어가 프라타랑 도사를 먹고, 

    (탄수화물+지방 뿐인 식단임에도 어찌나 맛나는지...아 그 조합이라 맛나는건가)

    손가락에 묻은 코코넛 소스 쪽쪽 빨아가며 옆에 앉은 프랑스인 가족이랑 한-참-수다를 떨다가, 

    정신없는 무스타파를 휘젓고 다녔다


    그러다가 인도에서 그렇게 그렇게 그렇게나 좋아하던 sweet lime(mosambi)을 발견하고는 혼자 덩실 덩실 춤을 출 뻔;

    보통 갈아서 설탕을 듬뿍 넣고 음료로 마시는데 난 항상 그냥 까서 먹었다 

    오지랍 넓은 인도아이들이 그렇게 먹는거 아니라고 아니라고 할 때 마다 이게 더 맛있다고 맛있다고 떠들었는데.



    그리고는 땡볕을 열심히 걷다가 현지인들이 바글바글한 식당 사진들을 찍다가 해가며 나이트 페스티벌이 열리는 동네로.

    7시 땡! 하자마자 공짜 오픈한 갤러리 두 곳, 박물관 한 곳을 차곡차곡 구경하면서 

    초코렛도 받고 아이스크림도 받고 과자도 받고 혼자 또 방글 방글

    더 걸으면 내 다리가 내 머리를 때리겠다- 는 생각이 들 때 쯤 집으로.



    어제의 이 모든 여정은 


    러닝화+샴푸150미리를 포함한 각종 세면도구+화장품 무더기+트레이닝복+mosambi 3개+패션프루츠 3개+두꺼운 중국어 교재 3권 +아직 한 번도 편 적이 없는 우산+론리플래닛


    을 짊어지고 이루어졌다는 것.



    ...참 미련스럽게 걸어다니는 거 좋아한다.



    . 오늘은 싱가폴에서 제일 큰 교회에 다녀왔다 

    순복음+삼일교회 비슷한 느낌+콘서트? 집회? 수준의 예배를 무려 두 시간 반!

    을 드리고 나서 잠깐 혼란에 빠졌다가 이내, 뭐 이런 모양 저런 모양 다 있는 거지.

    하고는 성경 공부 반에 등록하려던 생각을 보류하고 냉큼 카페인 충전하러 근처 스벅으로.


    구석에 콕 박혀서 중국어 공부를 마구 하다가 슥 둘러보니 죄다 대학생들이 앉아서 공부중.


    시끌벅적한 쇼핑몰 한 가운데 있는 스벅, 커피빈, 이 동네 커피 체인점 할 것 없이 항상 태반은 앉아서 공부를 하고 있다


    늬들도 참...작은 나라에 태어나서 고생한다.


    오는 길에 지하철 한 정류장 전에 내려서 이마트 같은 큰 마트에 들렀다가

    아니 여길 왜 이제야 와봤는가! 탄식하며 블랙자두 9개에 천팔백원(!!), 당근 7개에 700원(!!)에 사들고 룰루랄라 집으로


    그 동안 회사 밑에 위치한, 들어서자마자 얼어버릴 만큼 에어컨을 틀어대는 좀 고급스런 마트에서 장을 봤는데

    이젠 그럴 필요 없이 1주일에 한 번씩 배낭메고 운동할 겸 놀 겸 가야겠다


    호커센터든 식당에서든 무언가 먹고 나면 msg 때문인지, 무지막지하게 졸리고 갈증나고 느글거려서 

    지난주 부터는 곡물빵에 채소 잔뜩+치즈 한장을 넣은 샌드위치를 싸들고 회사에 갔다

    이제 제대로 된 마트까지 발굴(!) 했으니 샐러드도 싸들고 다녀야지 이히히히



    . 저녁에 망고를 슥슥 잘라 엄마에게 사진을 날리자마자 과일 많이 먹어서 좋겠다- 라는 답이 왔다

    다양한 과일을 아주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건 좋지만...실상은 개미가 습격하기 전에 바로바로 쓰레기를 처리해야 한다


    그나마 내가 있는 집은 아주 작은 개미 뿐이지만

    보통 날아다니는 바퀴벌레와 이름모를 벌레들이 늘상 습격하는 동네가 싱가폴이다


    열대, 니까.


    1년 4계절이 있는 나라에서 태어난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새삼 깨닫는다


    1년 내내 같은 날씨인 이 나라에서

    간혹 니트, 그것도 겨울용 니트를 입거나 가죽인지 레자인지 더워 보이는 자켓을 입은 아이들이 눈에 띈다

    처음엔 우와 너네 안 덥냐 싶다가 여기 온지 딱 3일 째 부터 이해할 수 있었다



    맨날 여름 옷 입는게 지겨운거다 이 사람들은.


    물론 저렇게 입어도 실내, 대중교통 속에서는 더위를 느낄 틈이 없다

    에어컨을 '미-친-듯-이' 틀어놓거든.




    여튼,

    지금 밖에서는 몇 시간째 왠 행사 가수가 뽕삘 가득한 노래를 불러대며 신나게 잔치를 벌이고 있다

    (응. 아파트 단지내에서 툭하면 저렇게 잔치를...한국에서는 상상도 못 할 뭐 그런;)

    시끄럽다 정신없이 시끄러워서 눈물이 날 지경이다




    그래도 좋다 이 시간이, 순간들이.

    다시는 오지 않을 시간들이기에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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