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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이월이십이일, 오전열두시삼십분기록/일상 2012. 12. 22. 00:25
Plau Ubin, Singapore
2012.08.13-11.12 외국인 노동자 생활 @싱가포르
관광 사진들, 여러 매체들에서 그려진 모습을 상상하고 떠났다가
그건 그냥 보여지는 것이었을 뿐 임을 이틀 만에 깨닫고,
역시나 서울이 '제일' 살기 좋다는 걸 일주일 만에 인정.
어찌됐건,
싱가포르에서 일해보고 싶었던 꿈을 어느정도는 이뤘고,
중국인. 중국계. 에 대한 내 머릿속 스테레오타입을 없애는 데는 실패했고,
벤처기업에서 신나게 일하고 싶다는 열망을 해소,하기는 커녕 더 키워서 왔다
항상 유쾌하지만 사업에 대한 열의가 없는 CEO, 천상 연구자인 CTO와 함께 신나게 일했다
인턴.나부랭이였지만 마치 CMO(!) 라도 된 듯.
내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일을 진행할 수 있다는 건
스트레스를 주기도 하지만 그 보다 훨씬 큰 매력이 있다
...
매일 똑같은 날씨,
참기 힘들 정도로 촌스러운 패션 감각들,
여기 저기서 자꾸 눈에 띄는 엄청 큰 바퀴벌레와 쥐 녀석들,
생기 없는 눈의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그나마 견딜 수 있었던 건
토요일마다 시험에 과제에 정신 쏙 빼놓은 중국어 학원,
일주일에 두 세번씩 꼬박꼬박 참석하던 벤처 관련 네트워킹과 강연회,
아팠던 3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했던 운동,
그리고
여기 저기서 만난 소중한 인연들 덕분
...
싱가폴에서의 일들이 까마득하다 마치 전부 없었던 일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