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마지막달스물두번째날
    기록/일상 2013. 12. 22. 00:12

    근 10년 간 내 적성이 대체 무엇인가- 를 두고 고민 또 고민해왔는데,

    지난 6월 후다닥 논문 쓰던 그 짧은 기간에 '오, 난 연구를 해야겠네' 하는 생각지도 못한 결론 도출.


    그리고는 평생 관심도 없던 산업 분야에서 일을 하게 되었고

    어쩌면 아주 어쩌면 61살 퇴직할 때 까지, 쭉 자리를 지키겠지.



    . 어쩌다보니 논문으로 상도 받았고, 초스피드로 결정한 엄마와의 스페인 여행도 보름 간 열심히 즐기고 왔고,

    돌아오자마자 후다닥 짐 챙겨서 대전으로 내려갔고, 정신차려보니 벌써 3주가 지났다




    가장 행복한 건,


    퇴근할 때 마다 '오늘도 재벌 재산 불리는데 0.00000001그람의 노력을 보탰군' 하는 개떡같은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나라에서 의사 결정을 하는데 언젠가는 쓰일 지도 모른다는 보람과 기분좋은 책임감이 있다는 것.




    . 생각보다 혼자 사는게 정말 편해서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면 운동이나 영어 공부 따위 할 생각이 싹 사라진다

    기숙사 자리 나면 무조건. 무조건. 들어가야지. 이대로 지내다가는 금새 집순이가 되어 버릴 듯.



    혼자 있으면서 무언가를 굳이 차려먹는 게 귀찮아서 냉장고에 계란 요거트 과일 외에는 들여놓질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엌에는 왠만한 집기들이 다 있는데, 전부 엄마의 손길.

    엊그제는 한 번도 안 열어본 싱크대를 열었더니 왠 지퍼락이랑 키친타올이 뭉텅이로 한 가득. 허허.

    며칠 전에는 가족 채팅 창 에서 신나게 수다를 떨다가 '엄마집' 이란 표현을 썼는데 아빠가 어찌나 서운해하시던지.


    내가 혹시나 결혼을 하고 혹시나 자식을 갖게 되면 부모님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 할 수 있으려나.



    . 시간 참 빠르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