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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월이십육일, 저녁여덟시
    기록/일상 2014. 3. 26. 19:45


                                         Ronda, Spain




    . 한 달에 한 번, 마지막 주 수요일은 근무시간이 조금 짧다.

    비정상의 정상화(!!)를 이유로 이 좋은 제도가 곧 없어질 지도 모른다지만 아직은 있다. 


    밀린 빨래도 하고 실내 세차도 맡기고 장도 보고 차 정기점검도 하고 

    방울토마토 2kg 씻어 두고 자몽 껍질을 죄다 까두고

    방(이래봤자 엄청 작지만) 대청소도 하고 연습장도 다녀오고 

    이제 한 숨 돌렸는데 아직도 저녁 여덟시. 


    9시 부터는 간만에 빡센 운동 하고 느긋하게 목욕도 할 꺼다. 셀프 네일이랑 페디도. 히히히히


    돈 안들이고 연구원들 사기 엄청 올릴 수 있는 이런 제도를 없앤다니......정신 차리자. 쫌! 



    . 기숙사 화재 경보기는 엄청 엄청 예민해서 향초를 켜기만 하면 빽빽거린다. 

    하아...나 아로마 향 맡으면서 머리 좀 식히면 안되는거니? 불 안낼께. 흑흑



    . 하려던 불어랑 독서 토론은 운전해서 두 번 다녀와본 뒤로 바로 취소. 너무 멀다. 무려 대전역 근처야.

    대신 4월 초 부터 중국어는 사이버 수업 집어치우고 학원 가기로. 

    할 일도, 배울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은데 시간이 태부족이다.



    . 주말에 집에 가면 진짜 좋은데, 돌아 올 때 지친다. 

    서운해하는 엄마아빠 보는 것도, 짐 잔뜩 들고 정신 없는 무궁화 타는 것도, 

    시골 구석탱이 신탄진에서 버스나 택시 타는 것도.


    그래도, 

    숨 한 번 훅 들이쉬면 꼭 수목원에 있는 것 같은 기숙사 주변 공기가 매 번 섭섭하고 서운한 마음을 날려준다.



    . 말도 안 되게, 3월도 다 지나갔다. 정말 말도 안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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