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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바라나시
기록/여행
2011. 12. 11. 20:50
혼란스럽다,
알 수가 없다 도무지.
그 많은 관광지를 다 두고 왜 다들 여기로 모이는지.
왜 다들 쉬이 떠나지 못하고 며칠씩 머무는지. 내일이 되면 뭔가 달라질까...?
2011.08.07 바라나시 도착
varanasi
이른 새벽, 물에 잠긴 가트로 나섰다. 밤새 내린 비로 거리는 어제보다 더 질척인다.
고요한 새벽의 갠지스를 상상했지만, 나보다 부지런한 순례객들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다.
현기증이 난다. 다들 질척임 따위 아랑곳 하지 않은 채 맨 발로 성스러운 강을 향해 걷는다.
눈물이 쏟아질 것 같다.
갠지스에 몸을 담구고 강물을 뜨기 위해 모여있는 인파들,
젖은 옷을 갈아입는 사람들,
끊임없이 구걸하는 이들,
카메라를 든 채 어찌할 바를 몰라하는 뜨내기 여행객들,
뿌자를 위한 꽃을 파는 사람들,
과일과 채소를 파는 상인들,
피부병에 걸려 벅벅 긁어대며 거리를 배회하는 개들,
멀뚱히 서서 좁은 골목을 막고 서 있는 소들,
정확한 발음으로 '언니 여기 싸~' 하며 잡아끄는 호객꾼들,
구불 구불 골목에서 일상을 열어가는 사람들.
이들이 한데 섞여 바라나시를 이루고 있다.
어지럽다.
이상하게도 며칠 더 머물고 싶다.
내가 일상으로 돌아가 이런 어지러움을 모두 잊은 후에도 이들은 한결같이 갠지스로 모여들겠지
성스러운 강에 입맞추기 위해서.
2011.8.8 바라나시에서의 둘째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