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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월열여덟날, 밤열시
    기록/일상 2012. 9. 18. 23:22


    . 난 분명 브레인.을 말하고 싶었는데 나도 모르게 브레드. 라고 하고는 한참을 깔깔

    빵이 먹고 싶었던거라고 믿고 싶다. 브레인에 근육이 생긴게 아니고.


    평생 짐이구나. 영어는.



    . 한 모임에서 만났던 도도한 여자는, 나보고 미국에서 왔냐며. 

    자긴 미국에서 너무 오랫동안 지내서 싱가폴 액센트가 없어졌단다. (없더라. 그래서 국적을 판단하기 어려웠다)

    덧붙이길, 그래서 안 좋단다. 아이덴티티 중 하나인데, 그걸 잃어버렸다며.

    가만 생각해보니, 그럼 나는. 미국이라고는 달랑 3주 여행한게 다인데, 한국인 액센트 거의 없다는 나는. 

    엄청 부끄러워 해야하는거야? 참나.


    여튼. 대화 내내 참 묘하게 도도하고 너네 어디 한 번 떠들어봐 태도를 유지하던 그녀를 구글링해봤더니.

    하. 도도할 만 하구나 이 여성. 


    좋겠다 임마. (라고 하기엔 나이가 많지만 흥)



    . 토요일엔 아침 댓바람부터 운동을 하고 스벅 구석에 박혀서 중국어 과제와 시험준비를 후다다닥 한다

    주변 카페들, 쇼핑몰들에서 흔히 보이는 광경을 혼자 불편해하며.


    피부색이 조금 다른 보모들은 찌든 표정으로 유모차를 밀어가며 아이를 돌보고,

    부모들은 '이게 바로 주말이지' 하는 표정으로 보모가 최소 1주일은 고생해야 버는 돈을 한 끼 브런치에 지불한다.


    그걸로만 끝나면 참 다행인데,


    일요일의 오차드는 더더욱 불편해진다.

    배나온 관광객과 음침해 보이는 현지인들의 팔짱을 끼고 하이톤으로 웃고 있는 그녀들. 


    하. 돈이 대체 뭔지... 



    . 지난주, 퇴근길에 왠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받았더니 아 아 쏘리. 이러고는 끊는다.

    그리고는 조금 후에 잘못 걸었다며 미안하다고 문자가 온다. 그런가 보다 했는데 잠시 뒤.


    너 필리피노니? 하고 또 문자가 온다.

    그 때만 해도 아 얘가 누구 찾나? 싶어 답을 보냈다. 아니. 그랬더니...

    미얀마인이니? 


    하. 이 자식 원나잇대상 메이드 찾는구나. 하는 생각이 번뜩. 

    주말에 오차드 가서 직접 찾아 븅딱아. 하고 싶었지만

    무시하는게 상책인 것 같아 그냥 답을 안 했다. 


    그 이후 몇 시간 동안 열 몇 번의 문자.


    나는 레이놀드야. 너 지금 뭐하니. 너 답이 없구나. 미안. 너 지금 뭐하니. 답 안할꺼니. 잘자라. 근데 너 정말 답 안할꺼니.


    하 미친놈.


    재미난건, 싱가포리언들은 중국어의 영향으로 문장 끝에 라-를 붙이는 습관이 있다

    아임고잉홈라. 뭐 이런식. 그런데, 문자에도 라. 를 붙이더라. 그것 때문에 잠깐 웃었네.



    . 지난주말에는 소셜벤처모임에서 만난 친구+친구의 친구들과 

    싱가포리언.들만 가는 유서깊은(!) 호커센터에서 저녁을 먹었다


    뭐 예상대로 깨끗하지 않았다 그냥 눈으로 보기에도.

    관광객 대상 호커센터보다 1-2불 싸서 왠만하면 한 끼에 3-4불에 해결가능한 뭐 그런 정신 없는 곳.


    그럭저럭 영업 미소를 띄워가며 탄수화물 덩어리를 먹고있는데,

    왠 바퀴벌레가 테이블에 스멀스멀. 더듬이를 열심히 움직이며 스멀스멀.

    나 혼자 기겁하고 애들은 놀라지도 않는다. 


    인도에서도 식탁에서는 바퀴벌레 본 적 없는데. 너네 정말 이럴꺼니.


    그래놓고 나에게 싱가폴이 깨끗해 한국이 깨끗해 이런거 물을꺼니.


    하.



    . 여기서는 주기적으로 국가 기관 연구소에서 한 연구들 중 상용 가능한 연구는 사람들을 모아놓고 발표를 한다

    필요하면 가져가라고. (그런 모임이 참 많기도 많다)


    래 저래 꽤 잘 될 것 같은 기술이 있는데, 라이센스피만 내면 되는데 문제는, 아직 미완성이라는거.

    결국 시민권자라서 여기서 연구소 사람들 만나가며 계속 사업할게 아니면 한국에서는 불가능하다는거.


    아깝다 아까워


    나 한국가면 뭐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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