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0년 전 부터 엄마는 쌍커플 수술해줄께.란 얘기를 지치지도 않고 계속 하신다.
대학교 입학 전, 회사 입사 전, 조금 긴 휴가 전, 그리고 요즘.
지금이 마지막 기회야! 라고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어왔고 듣고있다.
뭔 마지막 기회가 그리 많은지. ㅋㅋ
내 눈은 외꺼플 치고는 조금 큰 편이다.
초등학생 때, 안구건조증 때문에 여의도성모병원 안과를 주기적으로 다녔다.
그 때 선생님이 내 눈썹이 눈을 찌른다며 쌍커플 수술을 해야할 지도 모른다고 하셨다.
클립을 들고 쌍커플을 만들어보시고는 이러셨다.
어우, 아가- 눈 엄청 커진다. 심하게 찌르는거 아니면 하지말자.
그 때나 지금이나 외꺼플 내 눈이 좋다. 굳이 수술을 해서 눈이 커지길 바라지도 않는다.
게다가 가끔 눈화장을 진하게 하는 날은 저녁 때 쯤 쌍커플이 생겨있다. (하하하)
우리엄마는 나이가 들면 눈이 쳐져서 어차피 수술을 해야할 테니 그냥 지금 해라-
라는 논리를 밀고 계신다. 엄마야 워낙 큰 눈에 쌍커플까지 있으니 별 걱정이 없지만 너는 걱정된다며.
뭐 나름 맞는 논리이긴 하지만 그 때 가서 불편하거든 그 때 생각하지 뭐.
눈이 커지면 지금보다는 그래도 조금 나은 얼굴이 되긴 하는데,
쌍커플 수술은 수술도 아닌 이 시대에 나는 왜. 수술을 거부할까?
아프니까.
4-5년 전 쯤, 다들 별로 안 아프다는 아이라인 반영구 시술을 받을 때 나 혼자 엉엉 울고 난리도 아니었다.
아파서.
눈만 잘 뜨고 있으면 된다는 라식 수술 할 때, 난 칼날이 다가오는 것에 너무 놀라 눈에 힘을 엄청 주었다.
덕분에 한 동안 내 눈은 충혈된 상태.
엊그제, 조금 따끔하다는 IPL 시술을 받을 때도 '이러다 진짜 토하겠어' 라는 생각을 계속 하였다.
아픈데다 계속 번쩍번쩍거리는 불빛이 불편해서.
눈은 둘째치고 가끔 코 수술을 할 까 하고 고민할 때가 있다.
그 때마다 지인들에게 물어보면 답이 이렇다.
'내 코 주변에 뭔가 다가오는거 극도로 경계하게되'
'두 세번씩 수술하는 애들 진짜 사람도 아니야 그 용기로 뭐든 해낼 사람들이지'
'아픈 느낌만 빼고 나머지 느낌은 다 느낄 수 있어 벅벅긁고 꾹꾹누르고'
저런걸 감당하고서라도 코가 높아지길 바란다면 상관없이 했겠지만 난 무섭다.
그래서 늘 이런 결론을 내린다.
그냥, 생긴대로 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