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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힘내라 내동생
    기록/남김 2011. 12. 9. 17:59



                       내가 참 좋아하는, 내 동생 그림


    미술을 전공한 동생은 휴학도 한 번 안하고 올해 2월에 졸업하자마자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이 곳 저 곳에서 인턴을 했다


    몇 달 전 부터는 한 명품회사에서 인턴을 하고 있는데, 얘길 들어보니 가관이다


    진짜 고급 인력들 데려다가 죄다 인턴으로 '부려먹고' 있다

    정직원 될 기회는 언제 올지 모르고 각 부서마다 '몇 년차' 인턴들이 그득그득하단다 
    원래 인턴으로 경험 몇 년 쌓아야 정직원 될까 말까 한다고 하는 동생 말을 듣고 더. 더. 화가 났다
    그 간 거쳐간 동생의 인턴 생활을 보면 대기업이든 중견기업이든 가릴 것 없이 같은 상황이다


    예체능쪽이 밥벌이가 힘들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건 정말 너무하다
    휴가같은건 당연히 없고 월급도 예상대로 개판이고 복리후생 따위 기대할 수 없다
    하나 다행인건 동생이 일 자체는 재밌다고 하는 것.

    이 상황에 동생이 집안 생계를 책임졌어야 하거나 하다 못해 학자금 대출이라도 있었다면 어땠을까.
    (아 물론, 집안 생계가 어려울 정도면 우리나라에서 예체능 하기는 애초에 불가능했을테지)


    지방에서 올라와 서울에서 혼자 지내며 학자금 대출을 스스로 갚아야 하는 비정규직의 생활을 생각해보다가
    화가 치밀어 올라 생각을 멈췄다
    정말 밥을 '쌩으로' 굶고 살지 않는 이상, 어디 아파도 병원에 갈 수도 없을 테지 
    빚은 계속 늘어만 갈테고
     

    부끄럽지만 그 동안 단 한번도 비정규직의 고충이 무엇인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나랑 별개의 일이라고만 생각했고 개인의 능력 문제라고 아주 버릇없이, 개념없이 치부해버리고 말았다

    고급 인력은 넘치고, 일자리는 한정 되어 있고,
    기업들은 얍쌉하게 '인턴'이라는 말도 안 되는 제도를 이용해서 청년들의 젊을을 저당잡고 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 된 것인지 가늠조차 안 된다

    이 와중에 요즘 애들은 끈기가 없어, 너가 좋아하는 일을 하려면 꾹 참고 버티렴  
    이딴 헛소리 지껄이는 소위 '성공한 여자'의 책이 눈에 들어왔다
    그건 너 님 시대에나 가능했던 일이구요,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회를 뜯어고치는 것도 병행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따져 묻고 싶다 정말. 
     

    ps 목숨바쳐 일한 소방관의 월급이 180만원 이라는 이런 기가 찬 기사 언제쯤 안 볼 수 있을까
    여기저기서 엄한 짓 하고 다니는 시의원들 연봉이 얼마인데 얼마로 인상하겠다 뭐 이딴 기사도 진짜 화난다
    미친 세상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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