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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스타기록/일상 2012. 2. 17. 21:07
Jeju / kisekae 근 1년간 인턴생활을 하던 동생이 2월 딱 한 달만 쉬어야겠다고 하더니 나와 일정을 맞추어 방콕행 티켓을 부랴부랴 구매했다 몇 년 전, 동생과 둘이 홍콩에 갔을 때 동생님의 잔소리에 한동안 귀가 얼얼했던 나는 좋기도 하고 나 혼자만의 시간을 빼앗긴 것 같아 은근 거슬리기도 했다 한 달 동안 행복이 무언지 찾아야겠다던 동생은 난데없이 면접을 두 어번 보고 오더니, 3월 2일부터 출근 확정이라 방콕행 티켓은 환불하고 친구랑 짧게 일본에 다녀온단다. 결국 이번 여행은 나 혼자 가야하는데, 아주 약간 시원하고 아주 많이 섭섭하다 혼자 슬렁슬렁 돌아다닐 생각을 하니 기운이 쪽 빠진다. ... 우리는 참 많이 다르다 MBTI 검사 결과도 딱 반대로 나올 정도로 성격이 다르다 취향도 정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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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월십일일, 오후여섯시기록/일상 2012. 2. 15. 13:30
그룹 연수 동기들과 오랜만에 조우 언니오빠들은 하나같이 유쾌해서 몇 달 동안 웃을 것 몰아서 다 웃고 왔다 하나둘씩 결혼을 하고, 하나둘씩 퇴사를 하고, 다같이 늙어간다 무려 4년 전, 연수 때 찍은 사진들을 보며 하나같이 나에게... '너 지금 왜 이렇게 되었냐!' 고 난리. 내가 봐도 엄청 늙어버렸네 그 사이에. 하지만 그 때는 동안의 필수품(?) 앞머리도 있었고, 내가 격하게 아끼던 안경도 끼고 있었다 지금은, 좀 감당안되게 펌한 머리가 가닥가닥 날리고 있고, 아주 느끼한 쌍꺼플도 생겨버렸다 흥 ... 회사 동기들을 만나도, 연수 동기들을 만나도, 다 참 좋다 이렇게 다들 좋기도 힘든데. 난 참 사람복이 많다- 나도 저들에게 유쾌한 이가 되어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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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기록/남김 2012. 2. 15. 12:11
지난 일요일, 친구와 casker 공연- 공연 전 3시간 쯤? 쇼핑하다가 체력 저하로 정신을 놓고 쌀국수를 마셔버리고는 겨우겨우 공연장으로. 스탠딩인줄 알고 마음 '단디' 먹고 공연장 들어갔다가 나란히 놓인 의자들을 보고 묘한 안도감을. 어찌나 신났는지 끝나고 나오면서 둘 다, '클럽갈까?' 이러고 있었다. 분명 몇 년 전에, 캐스커 앨범을 샀었던 것 같은데 어디있는지 못 찾겠다. 어쩌면 사야지-생각만 하고 안 샀었는지도; 친구에게 새 앨범 보내주려고 '집주소불러줘. 보내는사람 내이름 없애고 남자이름 넣어줄께' 했다가 주소는 커녕 욕만 먹었다. ㅋㅋㅋ 녀석, 좋으면서. ... 공연 즐기는 내내 이런 생각이 자꾸 들었다 나와 음악취향이 맞는 사람과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내가 casker 공연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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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월구일, 오후두시기록/일상 2012. 2. 9. 14:10
꼭 봐야할 책이 생겼는데, 언뜻 아빠 서재에서 본 기억이 났다 신나게 책장을 넘기는데 2006년 7월 31일 영풍문고 영수증이 나왔다 빛이 다 바래서 잘 보이지도 않지만 왠지 애틋해서, 간직 어제 학교를 내려가는 버스에서 어이없이 재미난 광고를 보았다 '이력서에 미국알바 써 넣으면 특이하다' 곧장 친구에게 사진과 함께 문자를 날렸다 '야 나도 이 광고 보고 혼자 어이없어서 웃었어' 라는 친구의 답에 역시 너는 내 친구, 라고 홀로 중얼 중얼 동생님이 짜장면을 만들어주었다 전분을 사다달라 했는데, 전분을 따로 팔아? 라고 물었다가 잔소리를 듣긴 했지만. 이런걸 직접 만든다는 사실이, 계란 삶기도 버거운 나는 그저 놀라울 뿐 어제 교회수련회를 떠나며 나에게 당부를 했다 '남은 쌀국수면은 살짝 데쳐서 비빔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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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워요 조르바기록/일상 2012. 2. 1. 14:59
산 위에 서식하는 잉여 대학원생 눈이 오면 그대로 하던 일을 접고 산을 내려간다. 조금이라도 망설이면 안되, 구두 신고 미끌거리며 정문까지 걸어가는 수가 있어. 어제 오후에 마신 커피 덕분에 새벽에 겨우 잠들었다가 말도 안되게 5시반에 기상했다 늙었네 늙었어 잘 꺼야 잘 꺼야 애를 쓰다가 결국 고양이 세수만 하고 학교로. gym 오픈 시간 딱 맞춰 들어갔는데 글쎄 나보다 먼저 온 부지런한 사람이 한 명 있더라 튼. 꿉꿉하고 눅눅하다. 날씨말고 내 머리가, 내 마음이. 뇌를 꺼내 햇볕에 바짝 바짝 말리고 싶다. '진짜 책' 을 읽고 싶다. 쿠바에 가고 싶다. 하 녀석 참, 하면 되지 임마. 하며 껄껄 거리는 조르바가 내 곁에 있으면 좋겠다 징징거릴 때 마다 내 엉덩짝을 한 대씩 쳐줄 조르바가 내 곁에 있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