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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월십육일, 오후여섯시사십분기록/일상 2012. 1. 16. 18:49
십 년된 나의 베이지색(이었던) 레스포삭. 노트북 가방으로 잘 쓰고 있다. 고 녀석 참, 기특해 십 이년된 나의 쿠키몬스터 필통. 고등학교 단짝이 저 필통을 보고는 기함을 했다 아직도 갖고 있냐고. 나의 필통을 기억하는 너가 더 놀랍다 친구여. 좋아하는 물건에 집착 혹은 애착이 좀 심하다 사용도 안 하면서 차마 버릴 수 없는 아이들이 내 방 베란다 벽장에 한 가득. 하는 일 없이 시간이 마구 가고 있는 기분이라 오늘부터 매일 한 일을 정리하기로 했다 그런 생각이 든 순간부터 또 엑셀로 문서 꾸미고 난리. 그 시간에 그냥 일.을 하라고 일.을! 토요일 저녁, 회사 동기들을 만났다 정신없이 회를 흡입하고 (뻥 안치고 내가 저거 반도 더 먹음. 나 회 미친듯이 좋아하는 사람임) 다들 대게를 정신없이 먹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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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듯 그렇게기록/남김 2012. 1. 16. 16:14
Suzhou, China/Jelly 플랫폼에 들어오는 지하철을 보며 저 이 보다 먼저 타겠다고 발가락에 지그시 힘을 주는 대신 언제 도착할지 모르는 기차를 하염없이 기다리며 마주 앉은 소녀와 눈 마주치고 웃을 수 있는, 내 손 안에 있는 작은 액정에 눈을 고정시키는 대신 차창 밖 빨래 하는 여인, 뛰어 노는 아이들을 몇 시간이고 바라볼 수 있는, 잠깐의 틈만 나면 집중도 안 되는 영어방송 듣느라 귀를 혹사시키는 대신 하루종일 듣고 싶은 음악을 끝없이 들으며 마음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이유 없는 조급증에 이 책 저 책 들춰보며 시간 허비하는 대신 단어 하나, 문장 한 줄 꼭꼭 씹어 몇 번씩 읽어가며 작가의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무엇보다 다른 사람의 시선, 생각으로부터 자유롭게 오직 나 자신만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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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기록/남김 2012. 1. 6. 13:15
벼르고 벼르던 크롬 북마크 정리를 이제야 했다 오늘 학교 와서 몇 시간 동안 한 일이 '북마크 정리' 달랑 하나 RSS feed 정리까지는 오늘 너무 무리라서 다음주로 패쓰. 대체 내가 이런 건 언제 추가했단 말이냐! 하는 것들이 수십 개 아 이거 잘 챙겨봐야 하는 건데! 하는 것들도 수십 개 이 와중에 세미나용 책도 읽어야 하고 욕심은 또 엄청 부려서 잡지 구독까지 하고 있다 뭐 하나 제대로 차곡차곡 쌓이는 것도 없이 이리 저리 찔끔거리다 끝난다 스마트폰을 쓰기 전에는 지하철 이동시간은 무조건. 책 읽는 시간이었다 짬짬히 모이면 꽤 긴 시간이라 책장 넘기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트위터에, 시시껄렁한 기사따위에 눈을 고정시키고 있다 기본 15시간씩 이동하던 인도 기차에서, 한없이 지연되는 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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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기록/일상 2012. 1. 4. 00:11
. 가끔 엄청엄청 피곤하면 한 쪽 얼굴이 따끔거린다 머리카락만 조금 닿아도 소스라칠 정도로. 요 며칠 엄청 잤는데, 오늘 낮부터 왼쪽 얼굴이 무지 쓰라리다! 대체 왜! 게다가 입술에 오글오글 물집 또 났어! 대체 왜! . 아무래도 당분간 학교를 매일 갈 것 같다 좋은 시절 다 갔구만 다 갔어 하지만 이렇게 학생놀이 할 수 있는 게 이제 1년도 안 남았다는거. 꿱 . 아빠 서재에서 이 책 저 책 들춰보다가, 가득 가득 들어찬 일본 서적이 새삼 눈에 들어왔다 외국어를 할 수 있다는 건, 정말이지 엄청난 경쟁력이다 . 내일 아침에 김치볶음밥 해달라고 동생에게 칭얼거렸는데, 출근 준비하려면 시간이 없어! 라는 답을 듣고서야 아. 저 아이는 직장인, 나는 잉여사람. 이 사실을 깨닫고 좀 미안해졌다 그래서 대체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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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살 겨울기록/남김 2011. 12. 30. 01:02
Hampi, Mango Tree에서 먹은 탈리, two thumbs up! 아주 약간의 조울증 증세가 늘상 있긴 하지만 이번 우울의 기세는 나를 완전히 삼켜버렸다 운동은 해서 뭐해 옷은 사서 뭐해 책은 읽어서 뭐해 학교는 다녀서 뭐해 여행은 해서 뭐해 밑도 끝도 없이 이건 해서 뭐해. 하는 생각에 빠져서 잠은 12시간씩 자 뒹굴고 ('잠은 자서 뭐해' 하는 생각은 절대 들지 않았다 하 그것 참...) 온갖 심술이란 심술은 혼자 다 부리고 지냈다 아 굳이 살아서 뭐해 하는 생각까지 스멀스멀 들때쯤, 엄마의 따뜻한 한 마디에 늪에서 빠져 나오고 있다 '28살 겨울은 다시 돌아오지 않아. 훨훨 날아다닐 때야. 딸이 그렇게 살면 좋겠어 자유롭게' 날아다닐 때다 내년엔 더 밀도있게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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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싶다기록/일상 2011. 12. 19. 17:43
Varanasi, India 라오스 여행기 찾아보다 하루가 다 갔다 내일 텀페이퍼 내야하는데 ㅋㅋㅋ 시작도 안 했네 브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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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바라나시기록/여행 2011. 12. 11. 20:50
Varanasi, India 혼란스럽다, 알 수가 없다 도무지. 그 많은 관광지를 다 두고 왜 다들 여기로 모이는지. 왜 다들 쉬이 떠나지 못하고 며칠씩 머무는지. 내일이 되면 뭔가 달라질까...? 2011.08.07 바라나시 도착 varanasi 이른 새벽, 물에 잠긴 가트로 나섰다. 밤새 내린 비로 거리는 어제보다 더 질척인다. 고요한 새벽의 갠지스를 상상했지만, 나보다 부지런한 순례객들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다. 현기증이 난다. 다들 질척임 따위 아랑곳 하지 않은 채 맨 발로 성스러운 강을 향해 걷는다. 눈물이 쏟아질 것 같다. 갠지스에 몸을 담구고 강물을 뜨기 위해 모여있는 인파들, 젖은 옷을 갈아입는 사람들, 끊임없이 구걸하는 이들, 카메라를 든 채 어찌할 바를 몰라하는 뜨내기 여행객들, 뿌자..